[소설책 리뷰]채식주의자, 한강소설, 맨부커 인터네셔널 수상작, 폭력, 스포있음,
저자: 한강
출판일: 2007년10월30일
연재소설
채식주의자가 프랑스 맨부커 인터네셔널 수상작이 되면서 우리나라에서 급격하게 베스트셀러로 떴다. 나 역시 그래서 알게 되었다. 특별히 읽어볼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라디오에서 얼핏 들었던 이야기가 폭력에 관한 이야기라는 이야기를 들어 제목과 어울린다는 생각때문에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1정도 있었다. 친구랑 이야기하다가 친구가 책을 샀다는 이야기를 했고 나도 다 읽고 빌려달라하니 먼저 읽으라며 빌려줬다.
읽기 시작하고 2일만에 다 봤다. 몰입할수 있는 필력이다. 소설을 크게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지, 이런 상을 받은 작품들이 흔히 그렇듯 지루함도 있었고 너무 서정적이고 우울까진 아니더라도 고요, 침묵적이 정서의 책이었다. 아마도 우리나라 정서에, 그냥 평범한 사람들의 정서에 크게 맞진 않을것 같다.
라디오에선 폭력에 관한 내용이라고 했었는데 폭력에 관한 내용이 맞나하는 생각을 조금 했다.
결론은 폭력과 충분히 연관지을수 있지만 음.... 한참 더 생각하게 된다.
채식주의자/몽고반점/나무불꽃 세편이 연재가 되는데 각자 다르게 써서 하나로 엮었단다.
각자의 입장에서 3인칭으로 썼는데 좀 독특한듯 독특하지 않은듯 그렇다.
내가 이해할수 없는 부분들이 많았지만... 자라온 환경이라던지, 살아온 생활이라던지...
이야기 속에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사는듯 아닌듯 했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혜는 폭력속에 자랐지만 크게 문제없이 살다 꿈을 꾸고 난 뒤로 채식주의자가 되었다. 그 꿈이란 것이 영혜를 너무 괴롭혀 온전한 채식주의라기보단 도망쳐 먹을거리를 찾은것이 식물같달까. 그런 영혜를 보는 가족들의 폭력. 심각한 폭력은 아니지만, 그럴수 있을것 같은 폭력이다. 앙상하게 말라가는 딸을 억지로 먹이려고 하는 아버지. 그렇게 잡아서 가족들. 그 상황에서 영혜의 자해.
그 상황에선 서로에 대한 사랑도 배려도 없어보였다. 그 가족에겐 엄마의 모성밖에 보이지 않았다. 영혜의 남편은 더욱 그러했고. 그나마 영혜의 언니가 바락바락 참고 버티고 영혜를 지켜주려했달까. 상황들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없지만, 우울한 영화 한편을 본 느낌이다.
인상깊었던 부분은 작가인 형부의 작업을 도와주는 장면인데, 세심하게 표현된 것이 야설같기도 했지만 좀 더 수준있게 표현되어서 이 형부라는 인간이 뭘 하려고 했는지 조금 이해가 됐다. 무언가를 잡아내고 싶어하는 그 와중을 표현했는데 왠지 이해할수 있을것 같았다. 상상이 참 잘되게 썼다.

그리고 하나 더, 영혜는 어느순간부터 물외엔 먹지 않았다. 물구나무서서 다리를 벌리고 자신이 나무라도 된것마냥 살았다. 죽는것에 대해 불안해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으며 어디부터 헝클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식물이 되고 싶어하는것 같았다. 그부분의 표현들이 상상이 너무 잘되서 인상이 참 깊다.
물구나무서서 다리를 벌리고 광합성이라도 하듯이 있는 영혜의 모습을 상상하며 식물의 생식기인 꽃을 생각하면 그럴수 있다는 생각이 들며 그럴싸하게 느껴졌다.
채식주의자. 참 잘 모르겠다. 이 책이 이야기 하고자 하는것도 사실 잘 모르겠다.
단지, 그들의 인생이 안타깝게 느껴질 뿐이다. 사랑하고 받지 못하는 상황과 아둥바둥 살아가는 현실과, 무너질수 없는 영혜의 언니도. 남자들의 부부강간, 그들의 욕구들은 대체적으로 이해가 되진 않았지만 그들 모두의 인생에 동정하는 마음이 생겼다.
영혜의 무덤덤한 그 모든것의 시작이 아버지의 폭력이 아니었을까 하면 아버지에 대한 분노도 생기지만, 아버지 자신의 미성숙한 삶으로 인한 폭력도 동정하는 마음이 생기곤 했다. 그 자식들을 보는 어머니의 마음도, 영혜도, 영혜언니도.
한번만 보고 말아야 할 소설이다. 무덤덤하게 써내려갔지만, 겨우겨우 살아가는 사람들이 읽기엔 너무 무겁고 알고 싶지 않는 그런 내용이다.
왜 죽으면 안돼?라고 말하는 영혜를 보며, 나조차 무너질까 정신을 바싹 차리게 된다.
우울증이 있거나 월경전인 사람들은 보지 말자.